쓰다 萬 詩, 多 쓴 詩

[김남주] 자랑 하나

丹心 2025. 4. 13. 02:18

나 자랑 하나 있지

암 있고 말고

두 쪽으로 동강 난 나라

하나로 이어지면 그날

손주놈에게나 들려줄

자랑 하나 있지

 

나 북녘에 대고

하늘에 가슴에 대고

총 겨눈 적 없었지

부자들 총알받이 된 적 없었지

골백번 죽어도 없었지

백골(白骨)이 진토(塵土)가 되어도 없었지

남의 나라 식민지(植民地)

나 군인 된 적 없었지

나 군인 될 수 없었지

 

(김남주 신작시집 「솔직히 말하자」, 풀빛, 1989, 113쪽)

(白骨, 塵土, 植民地란 漢字는 원문에 없었으나 여기 붙였다.)

--------------------------------------------------------------------------------

 

鬪士 김남주 역시, 이곳 갈라진 남녘땅을 뚜렷이 "식민지(植民地)"라 말하고 있다.

日帝 植民地에 이은, 훨씬 더 사악(邪惡)하면서도 음흉(陰凶)한 米帝 植民地다.

 

鬪士 김남주는 九年 넘게 수감(收監)생활을 해야했고 "군인 될 수 없었"다.

어찌되었든,

녘에 대고 총 겨눈 적 없음은,

하늘에 가슴에 대고 총 겨눈 적 없음은,

白骨이 塵土되어도 부자들 총알받이 노릇한 적 없음은,

로 자랑이라 할 만하다.

주에게 들려줄 만한 자랑이다.

허나, 그는 만 마흔여덟에 어린 아들을 두고 지병(持病)이었던 췌장암(膵臟癌)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孫주에게 자랑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그의 자랑은 이제 그의 孫주에게 전해졌으며,

이렇게 그의 詩를 옮기는 필자(筆者)에게 傳해졌고,

그로써 점차 많은 이들에게도 傳해지게 되었다.

 

그의 자랑은 필자의 자랑이며 우리 모두의 자랑이다.

우리 모두의 자랑이어야 한다.

北녘에 대고 총을 겨누어서는 안된다.

방아쇠 당겨도 안되거니와,

마음으로 겨누어도 안된다.

 

개구락지 배때기같이 배때기나온 부자들, 그들 총알받이 되어서는 안된다.

배때기 나온 자들 총알받이 되면 北녘에 총 겨누게 된다.

 

그들 총알받이 되어 北녘에 총 겨누게 되면

남의 나라 식민지, 米帝 식민지,

가장 저렬(低劣)한 용병(傭兵)이자 노예(奴隷)임을 자인(自認)하는 것이다.

 

그들 총알받이 되어 北녘에 총 겨누게 되면,

몸이든 마음이든 北녘에 총 겨누면,

하늘에 罪짓게 된다.

 

못다핀 그의 자랑,

이제 우리 모두의 자랑이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모두의 자랑이어야 한다.